지금 우리 사회에는 모라토리엄 moratorium 인간으로 넘쳐나고 있다. 모라토리엄 인간이란 일본 게이오대학의 오코노기(小此木) 교수가 '모라토리엄 인간의 시대'라는 책에서 소개하면서 유명해진 인간형이다. 모라토리엄이란 원래는 채무상환을 유예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람에게서 모라토리엄이란 자기의 정체성을 확립할 때까지 사회에 대한 기여를 유예해주는 기간을 의미한다. 기여라 말하니 거창하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빨리 취직해서 세금 좀 내주고, 하루라도 빨리 결혼해서 애를 낳아 장래의 납세자를 확보해 달라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자립을 이루지 못한 청년기까지를 합법적인 모라토리엄의 시기로 본다. 청년기란 사회적인 자아를 확립하기 위한 유예 기간인 셈이다. 유예 기간이 끝나면 개인은 다양한 가능성 가운데..